종합격투기의 '메이저리그'라고 불리는 세계 최고의 무대 UFC. 그 곳에 처음으로 진출한 한국인은 씨름 천하장사 출신도 복싱 세계 챔피언도 아니었다. 주인공은 바로 김동현(27.사진). 그는 서양인들을 웃도는 6피트 1인치 170파운드의 우수한 체격에 선천적으로 팔다리가 긴 체형을 가지고 있다. 타격과 그래플링 등 못하는 기술이 없고 학창시절 유도를 수련해 거구의 레슬러들을 후리기 한 판으로 곧잘 넘기곤 한다. 김동현은 추성훈처럼 엘리트 유도가 출신도 최홍만처럼 처음부터 메이저무대를 밟았던 선수가 아니다. 애초부터 종합격투기라는 스포츠를 시작한 1세대 파이터다. 한국에서 아마추어 생활을 경험하고 스파링을 해서 기량을 쌓아온 유일한 토종 된장이다. 그렇다고 한국에서만 훈련한 것은 아니었다. 본인의 기술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되면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러 떠났다. 김동현이 주로 찾던 훈련지는 일본의 화술혜주회. 우노 카오루 오카미 유신 추성훈 등 톱파이터들이 즐비한 명문 체육관이다. 그는 UFC에서도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는 "피나는 노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즐기면서 격투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은 어쩌면 김동현에게 어울리는 말일지도 모른다. 김동현은 미국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스파링을 하며 자신감과 기술을 키워나가고 있다. 대나 화이트 UFC 회장은 "경험이 쌓이면 UFC를 이끌 스타 중 한 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동현의 인지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9년 스포츠 스타 검색 순위에서 10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도 격투기 팬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려나가고 있다. 2008년 5월 제이슨 탄에게 화끈한 TKO승을 거두는 등 UFC에 첫 발을 내딘 뒤 UFC 전승(4전 3승 1무효)을 기록 중이다. 원용석 기자
2009.12.30. 23:36
이번 겨울에도 박찬호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2001년 겨울 처음으로 FA 자격을 획득했던 박찬호(사진)는 2006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FA가 되어 다음 시즌 자신이 뛸 팀을 물색하고 있다. 물론 3년 전에 비하면 사정은 크게 나아졌다. 하지만 '꿈'과 '현실' 사이에서의 딜레마는 여전히 존재한다. 박찬호는 LA 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뛴 지난 2년 동안 구원투수로서 상당한 활약을 펼쳤다. 올해는 월드시리즈 마운드에도 오르며 자신의 이력서에 또 하나의 기념비적 족적을 추가했다. 주위의 평가와 위상은 지난해 이 맘 때보다 더 좋다. 박찬호는 올 시즌 FA 시장에 나온 구원투수들 가운데 15위 안에 들어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비슷한 레벨의 투수들 중에서도 경험과 경력 면에서는 잔 스몰츠와 더불어 최고로 꼽힌다. 2006년이나 2007년처럼 '메이저리그에 남을 수 있을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아니라 '어느 팀에서 뛸까'를 놓고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다. 문제는 박찬호가 여전히 '선발투수'를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내가 선발투수가 되어 5일마다 정기적으로 등판해야 고국의 팬들이 경기를 보기 편하다"는 인터뷰로 국내 야구팬들을 감동시킨 바 있다. 선발을 향한 박찬호의 고집은 자신의 '꿈'이면서 동시에 팬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선발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시대를 열었고 크나큰 실패도 겪었다. 그가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구원투수라는 보직을 받아들인 덕분이었다. 그렇지만 박찬호는 언제나 선발투수를 원했고 그 꿈을 향한 도전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구원투수' 박찬호를 원하는 팀은 적지 않다. 그는 30대 후반이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는 경험 많은 우완투수이며 연평균 300만 달러 안팎으로 예상되는 몸값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팀을 선택하기 위한 박찬호의 기준은 '우승이 가능한 팀의 선발투수'다. 지난해 우승팀인 필리스가 박찬호를 선택했던 것처럼 우승이 가능한 팀에서 뛰는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만 맞아 떨어지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선발투수의 보직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승권 기자
2009.12.29. 23:04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사진)가 메이저리그 '성공 신화'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지난해 플래툰시스템 적용으로 94경기에만 출전해 타율 3할9리 14홈런 66타점을 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긴 추신수는 2009시즌 초반 주전 자리를 꿰찼다. 초반에는 주로 6번 타자로 출전했다. 4번은 강타자 트레비스 해프너의 몫. 그러나 해프너가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자 에릭 웨지 전 클리블랜드 감독은 추신수를 4번에 투입하는 깜짝 기용을 선보였다. 동양인이 메이저리그에서 4번 타자로 활약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4번 타자로 출전한 동양인은 올해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마쓰이 히데키 정도다. 웨지 전 감독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추신수는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클리블랜드의 중심 타선으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타율 3할을 찍었고 20홈런 21도루를 기록해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추신수는 최희섭이 가지고 있던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갈아치웠다. 3할과 20홈런-20도루를 함께 기록한 선수는 양대 리그를 통틀어 4명 밖에 없을 정도로 대단한 기록이다. 성공적인 시즌을 마친 추신수에게 올 시즌 최고의 '저비용 고효율' 선수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연봉이 리그 최저 수준인 42만300달러에 불과한 추신수의 활약은 다른 팀 4번 타자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추신수의 연봉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4번 타자들의 평균 연봉(742만달러)에 비하면 천지차이다. 올 시즌 맹활약과 더불어 추신수의 위상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추신수는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클리블랜드 담당 기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인디언스 선수'로 선정되며 클리블랜드의 스타로 거듭났다. 내년엔 '추추 트레인'이 메이저리그를 깜짝 놀래킬 '폭주 기관차'로 변신할 것이란 기대를 걸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승권 기자
2009.12.28. 22:01
지난해 12월 양용은(37.사진)에게 2010년 목표를 묻자 그는 "퀄리파잉만 다시 안 치르면 된다"고 대답했다. 너무 꿈이 소박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게 오히려 약이 됐나보다. 마음을 비우니 호랑이까지 잡으며 세계골프계를 발칵 뒤집었다. 지난 8월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누르고 역전 우승을 차지해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챔피언 타이틀을 쥐게된 그는 이제 PGA를 대표하는 아시안 스타로 우뚝섰다. 양용은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니까 사람들이 매일 전화해서 축하한다"고 말했다. 전화가 너무 많이 와 최근에는 어쩔 수 없이 전화번호도 바꿨다. 천하의 우즈 앞에서 전혀 기죽지 않은 그의 늠름한 모습은 한인팬들에게 커다란 힘이 됐다. PGA투어 홈페이지는 '2010 시즌 성적이 기대되는 선수' 중 양용은을 9위에 꼽았다. 그러면서 "어떤 성적을 이끌어낼지는 본인 스스로에게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용은이 PGA 챔피언십에서 우즈를 제친 것이 우연이라 하기엔 어렵다.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고 양용은을 높게 평가했다. 올 시즌 2승을 올린 양용은의 2010 시즌 성적에 대해 PGA 투어는 "다음 시즌에는 어떤 결과로 2009 시즌의 영광을 재현해낼지 기대된다"며 "화려한 앙코르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경주가 부진한 시즌을 보낸 가운데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PGA스타는 양용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2010시즌에 다시 한 번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릴 지 주목된다. 원용석 기자
2009.12.25. 18:22
박지성의 열기가 2009년 들어 다소 식었던 게 사실이다.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출전이 뜸했다. 2007년 5월 수술을 받았던 오른쪽 무릎이 도지면서 맨체스터가 출전 컨디션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결장이 많았다. 사실 한국 축구의 대명사이던 박지성의 아성이 흔들리는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박지성은 맨체스터에서 요구하는 역할이 따로 있고 언제라도 준비가 돼 있다며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어 든든하다. 팬들은 남은 2009-2010시즌에 박지성이 더 많이 뛰면서 줄곧 2 부족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시원한 골 세례도 퍼부어 주기를 갈망하고 있다. '한국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칭송도 들었던 박지성. 한국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도 그의 발에 달려있다. 박지성과 함께 한국팀을 이끌 또 한명의 선수는 스무 살의 나이에 대표팀 주축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한 '한국 축구의 희망' 기성용이다. 대표팀 막내인 기성용은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17경기를 뛰면서 4골을 넣었다. 기성용은 이제 새해가 밝으면 더 큰 무대에 올라 기량을 펼쳐보이게 된다.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에서 활약했던 기성용은 내년부터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인 셀틱FC 유니폼을 입는다. 기성용의 참모습을 세계 축구팬들에게 알릴 기회는 내년 여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마련된다. 한국이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데 큰 힘을 보탠 기성용은 아직 6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변이 없는 한 내년 대회 최종엔트리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체격 조건(186㎝ 75㎏)이 좋은 데다 경기 운영 능력과 정교한 패스 워크 넓은 시야 등 미드필더로서 필요한 재능을 두루 갖췄다. 그는 "2009년은 뜻깊은 한 해였다.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도 이뤘고 개인적으로는 유럽 진출 꿈도 이뤄 기대가 크다. 2010년에 셀틱과 대표팀에서 모두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원용석 기자
2009.12.23. 22:26
2010년 여자골프계가 주목하는 두 명의 한인 선수가 있다. 미셸 위(20)와 신지애(21)다. 물론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 미국의 폴라 크리머 크리스티 커도 있지만 2009년의 상승세로 봐서는 미셸 위와 신지애가 세계 여자 골프계의 흥행을 짊어질 만한 확실한 카드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절치부심하던 미셸 위는 11월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꿈에 그리던 우승을 따낸 후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했다. 미셸 위는 12월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열린 유럽 여자프로골프투어(LET) 두바이 레이디스 매스터스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뽐냈다. 미셸 위의 성적은 스탠포드 대학생활을 병행하며 이룬 것이라 더욱 빛났다. 미셸 위의 우승은 LPGA 사무국 차원에서도 크게 기대를 모은다. 잘 생긴 외모에 모델 뺨치는 몸매를 자랑하는 미셸 위는 성적만 뒷받침된다면 여자 골프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수 있다. 우승 전에도 출전하는 대회 때마다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닌 미셸 위가 은퇴한 아니카 소렌스탐같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PGA의 타이거 우즈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연말을 이용해 휴식과 발목 부상 치료 차 한국에 머물고 있는 미셸 위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토록 힘들던 우승을 하고 나니까 자신감이 확 붙는 느낌이다. 어느 대회고 차분하게 내 플레이만 펼친다면 얼마든 지 많은 우승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에는 정말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신지애는 2009년 LPGA에 정식으로 데뷔해 시즌 3승을 거두며 LPGA 무대를 좌지우지했다. 신인왕과 최연소 상금왕 다승왕을 기록했고 오초아와 '올해의 선수'를 다퉜다. 3월 HSBC위민스챔피언스에서 시즌 첫 승을 일궈내며 안정을 되찾은 신지애는 6월에는 웨그먼스LPGA에서 2승째를 차지했고 9월 P&G뷰티NW아칸소챔피언십에서는 무려 7타를 뒤집는 '역전쇼'까지 펼쳤다. 시즌 막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바람에 아쉽게 한 타차로 '올해의 선수'를 오초아에게 양보했지만 내년엔 오초아도 감히 신지애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란 평가가 더 많다. "내년엔 올해의 선수와 세계랭킹도 한 단계 더 높여 정상에 서도록 하겠다"는 것이 신지애의 새해를 앞 둔 각오다. 김문호 기자
2009.12.22. 21:48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을 고대하고 있는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피겨 종목에서 김연아가 우뚝 솟아 있다면 이규혁은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길 기대주다. 이규혁에게 동계올림픽은 밴쿠버가 벌써 다섯 번째다. 1994 릴레함메르 때 16살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소년이 어느새 31살의 대표팀 '맏형'이 됐다. 국가대표 경력만 18년. 그 동안에도 빙속월드컵이나 스프린트대회 등에선 여러 차례 정상에 오르기도 했지만 올림픽 만큼은 인연이 없었다. 대회 때마다 메달이 유력했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1000m에서 0.04초 차로 동메달을 놓친 게 메달권에 가장 근접한 성적이었다. 20년 이상을 빙판에서 살았지만 올림픽에서 거듭되는 불운에 3년 전엔 은퇴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다. "스케이트가 싫어서라기 보다 오히려 품은 열정이 더 강하다는 것을 알고 다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죠." 올림픽을 위해 다시 빙판을 질주하기 시작한 이규혁은 코너워크를 탄탄히 하기 위해 쇼트트랙 스케이팅도 열심히 탔고 도로사이클로 구슬땀을 쏟았다. 노력한 보람은 컸다. 이규혁은 12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5차 대회에서 금3.은2을 목에 걸며 올림픽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규혁은 특히 지난 14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에서 열린 빙속월드컵 5차 대회 500m 1 2차 레이스에서 모두 34초26의 기록으로 거푸 금메달을 따냈다. 또 1000m에서는 1분7초07의 한국 타이기록을 세우며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1분06초07)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규혁은 "벌써 5번째 올림픽이다. 대회를 잘 알기 때문에 함부로 말할 순 없다. 한순간에 결과가 좌우되는 종목이라 안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4전5기를 노리는 이규혁의 각오가 다부지다. 김문호 기자
2009.12.21. 22:39
2010년은 ‘스포츠의 해’다.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겨울올림픽이 열리고 6월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월드컵이 펼쳐진다. 밴쿠버올림픽에서는 김연아가 사상 첫 피겨 금메달에 도전하고, 월드컵에서는 기성용ㆍ이청용 등의 ‘젊은 피’를 수혈한 허정무호가 원정 첫 16강 진출을 노린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추신수의 활약이 기대되고 LA에인절스 유망주 최현의 빅리그 진출도 예상된다. 미셸 위ㆍ신지애ㆍ양용은이 일으킬 골프계의 한인 돌풍과 이종격투기 UFC에서 활약하는 추성훈, 김동현의 선전 등은 벌써부터 한인 팬들을 설레게 한다. 2010년 스포츠 한국을 빛낼 한인 스포츠 스타들을 엄선, 10회에 걸쳐 시리즈로 연재한다. 1.김연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어요." '피겨 퀸' 김연아(19)가 내년 2월 열리는 밴쿠버 올림픽의 금메달을 겨냥하며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연아는 지난 18일 개인 훈련 중인 토론토에서 미디어데이 인터뷰 때 "올림픽 출전은 내 오랜 꿈이었다. 부담도 크지만 나 자신을 믿고 남은 기간 철저한 연습으로 목표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밴쿠버 올림픽 피겨 싱글 여자부문 금메달은 사실 김연아 것이나 다름없다. 올 한 해 김연아는 출전하는 대회 때마다 세계를 깜짝깜짝 놀래키며 우승을 휩쓸었다. 지난 2월 4대륙선수권대회부터 12월 2009-2010 ISU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김연아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완벽한 연기 행진을 이어갔다. 출전한 5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고 '꿈의 점수'라는 200점대도 두 번이나 기록했다. 빙판 위를 누비는 화려한 기술이나 우아한 연기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까지. '더 이상 라이벌이 없다'는 설명이 따라붙을 만큼 압도적이었다. 외신들도 이젠 김연아의 올림픽 금메달은 '떼어 놓은 당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 시즌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로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경쟁자들을 압도한 김연아는 올림픽을 겨냥 지난 10월부터는 '007 메들리'와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를 연마하고 있다. 이미 그랑프리 1차 대회를 통해 210.03의 점수로 세계신기록까지 세운 터라 모든 게 순조롭다. 이제 문제는 김연아가 올림픽까지 자신과의 싸움을 어떻게 이겨내느냐는 것만 남았다. 김문호 기자
2009.12.20. 22:42